양파 141%·식용유 20%↑…"10만원으론 카트 반의 반도 못 채워"

입력 2023-01-06 17:42   수정 2023-01-16 16:58


6일 방문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선 ‘주말 세일’이 한창이었다. 그런데도 카트를 절반 이상 채운 소비자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신선식품 가격은 이상 기후에 널뛰고, 가공식품도 연초부터 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박모씨(42)는 “새해가 되면 물가가 떨어질 줄 알았는데 작년보다 비싼 품목이 많아진 것 같아 평소 두 개 사던 것을 한 개로 줄이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씀씀이 줄이는 주부들

이날 대형마트에서 10만원을 예산으로 직접 카트를 채워봤다. 8개만 사도 금세 한도를 넘겼다.

종가집 포기김치(1.9㎏), 해표 포도씨유(900mL), 서울우유 흰우유(1L), 샘표 양조간장(1.7L), 스팸클래식(200g) 3개, 백오이 4개, 금산딸기(500g), 자연주의 동물복지 유정란(25알)을 넣고 계산하니 영수증에 10만5220원이 찍혔다. 마지막으로 집은 1만9287원짜리 한돈 삼겹살(739g)은 장바구니에서 빼야 했다.

1년 전 이들 품목의 총금액을 살펴봤더니 9만6456원이었다. 1년 만에 동일 품목 가격이 9.1% 뛴 것이다. 오이(53.8%), 달걀(20.4%), 포도씨유(18.6%), 포기김치(17.5%), 스팸(16.0%)이 특히 비싸졌다. 이곳에서 만난 계산원 김모씨는 “요즘 카트를 꽉 채워 계산하려는 고객은 보기 힘들다”며 “계산대에 올리는 물건은 대개 10개 남짓”이라고 말했다.
한파·제조비용 급등 ‘이중타격’
신선식품은 작년 말부터 급등 추세다. 이상 한파로 인한 작황 부진이 1차로 영향을 준 데 이어 연초엔 설 연휴(21~24일) 수요 확대 요인이 더해졌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양파(141.4%), 부추(75.6%), 상추(67.0%) 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공식품도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가격 인상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라면, 커피, 식용유, 포기김치, 통조림햄, 탄산음료, 우유, 과자 등 업계 전반이 가격을 올렸다.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인상으로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금으로선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요가 몰리는 설을 앞두고 있어 신선식품 가격은 설까지 계속 오를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라고 했다.
외식가격도 오름세
신선식품과 가공식품뿐 아니라 외식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100원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2769원이었지만, 1년 만에 11.9% 상승했다. 냉면 한 그릇은 이미 1만원을 돌파했다. 비빔밥도 한 그릇에 9923원으로 조만간 1만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붕어빵 4마리 1000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겨울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은 1개에 1000원 하는 곳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최근 1년간 가격을 많이 올렸어도 식자재 가격 인상폭이 더 커 손에 남는 게 별로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 줄어들 각오를 하고 모든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며 “가격을 올렸다고 마진이 커지는 것도 아니고 경기가 안 좋아 그런지 가게도 한가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경제/양지윤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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